중고거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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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연 20조원’ 규모로 우뚝 올라선 국내 중고거래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스타트업 위주였던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에 대·중소기업, 최근에는 일반 소비재를 판매하던 기업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소비자의 중고거래 플랫폼 선택지도 늘어났다. 중고거래도 온라인 쇼핑처럼 가격비교 및 배송·간편결제 등 서비스를 따져가며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전이나 도서를 위주로 판매하던 기업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뿐만 아니라 모든 걸 사고팔 수 있는 ‘러브마켓’을 지난 5일 공개했다. 자사 온라인쇼핑몰 내에 론칭한 하트마켓은 중고제품뿐만 아니라 전국 하이마트매장에 있는 진열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도 지정 택배사를 통한 전국 중고거래 플랫폼 배송 거래가 가능한 중고거래 플랫폼 ‘알라딘마켓’을 출시했다. 두 기업 모두 주력 제품의 중고거래에서 시작해 일반 중고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중고 플랫폼을 확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통기업이 중고거래 영역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롯데쇼핑은 회원 2300만명을 보유한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했다. 롯데쇼핑은 중고나라에 300억원 가량 지분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당시 일본의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인 ‘메루카리’처럼 중고나라를 안전거래 시스템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키운다는 전망이 나왔다. GS리테일은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제휴를 통해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네이버카페 속 ‘이웃 톡’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회원 간 중고거래를 연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이 연이어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에는 빠른 속도로 성장한 국내 중고시장도 있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이 고객 모집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중고제품 구매는 대표적인 목적형 구매다. 거래를 위해서라면 새로운 플랫폼을 시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온·오프라인 매장에 중고거래를 유치해 신규 고객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희귀 명품의 중고상품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하는 ‘플미(프리미엄의 줄임말)’ 거래 수요가 많아 기대가 더 크다.

실제 백화점이나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도 중고거래 플랫폼을 유치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는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BGZT랩(브그즈트랩)’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아웃오브스탁’이 입점했다. 이마트24는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업체 파라바라와 손잡고 주택가와 오피스 밀집 지역 중고거래 플랫폼 매장 18곳에 중고거래용 설비인 ‘파라박스’를 설치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중고거래를 통해 자사 온라인쇼핑몰 접속자가 증가할 뿐 아니라 전국 매장에서 안전하게 거래하는 이용자가 증가해 궁극적으로 집객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배달 및 간편 결제다. 번개장터·헬로마켓에서는 택배사가 물건을 수거하는 택배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간편결제 서비스 중고나라페이를 출시했으며, 당근마켓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명품 검증, 거래 장소 제공과 같은 이색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하이마트는 전국 430여개 매장에 마련된 전용 테이블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 안전하게 물품 거래를 할 수 있는 ‘하트테이블’ 서비스를 제공한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자체 감정사를 영입, 검수를 통과한 명품 제품만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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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만명 이용…'중고거래' 일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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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2022.01.31 08:56 기사입력 2022.01.31 08:56

중고거래 앱 월간 사용자 1700만 시대…가장 많이 이용한 앱은 '당근마켓'

#. 직장인 김명희(가명)씨는 새해를 맞아 집 정리를 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팔고 있다. 김씨는 자리만 차지하던 인테리어 소품 등을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내놓으면서 집 청소와 용돈벌이를 동시에 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 주부 이미숙(가명)씨는 코로나19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쩍 가구에 관심이 많아졌다. 하지만 가구를 새로 구매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이씨는 중고 가구를 구매해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긴 가운데 주목할 만한 소비 트렌드로 '중고거래'가 부상했다. 국내 중고거래 앱 월간 사용자는 17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 이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31일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고거래 앱 사용자 수는 1월 1432만 명에서 12월 1775만 명으로 24% 증가했다. 와이즈앱이 한국인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조사한 결과로 이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거래 앱을 한 번 이상 이용한 월간 순 사용자다. 한국인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4722만 명의 37%에 해당한다고 와이즈앱은 설명했다.

모든 세대를 합쳐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한 중고거래 앱은 '당근마켓'으로 12월 한 달간 1676만 명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번개장터 322만 명, 중고나라 앱 71만 명 순이었다. 당근마켓은 전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고르게 사용하고 있었으며 번개장터와 중고나라의 경우 20대와 남성에서 사용 비율이 높았다.

실제 당근마켓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이웃 간의 중고거래를 통해 이뤄진 연결 건 수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1억50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번개장터도 2021년 기준 누적 가입자 수 1700만 명과 연간 거래액 1조7000억원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앱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합리적 소비 경향, 집 정리에 따른 중고 거래 수요 증가 등이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JTBC는 연예인이 자신의 서랍 속 안 쓰는 물건을 동네 주민과 만나 직거래하는 프로그램 ‘유랑마켓’을 선보였다.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는 본인이 쓰던 조리 기구를 중고로 내놓는다. 더 이상 중고는 새 제품을 구하지 못해 선택하는 차선책이 아닌, 사용성이 충분히 남아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여겨진다. 지난 1년간 중고 물건을 사고판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8%가 경험이 있다고 대답할 만큼, 지금 세상은 중고 거래 열풍에 한창이다. 본 기사에서는 변화하고 또한 진화하고 있는 중고거래의 패러다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팽창하는 중고거래 시장

중고거래 시장은 급속히 성장해 기존 대형 오픈마켓의 규모를 점차 넘어서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이 발표한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수(UV)는 1,09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4,050만 명의 27%에 달하는 규모이다. 개인과 개인 간 거래라는 특성상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의 유승훈 홍보실장은 지난해 국내 중고시장 규모를 약 20조 원으로 추산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가 발표한 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일일 사용자 수는 약 156만 명으로, 쿠팡에 이어 전체 쇼핑 플랫폼 중 2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중고거래 열풍은 밀레니얼 세대를 넘어 다른 세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조선일보가 20~60대 1,5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고거래를 가장 활발히 즐기는 연령대는 30대(65.4%)였으며 그 뒤를 40대(60.8%)가 이었지만, 실제로 중고거래 앱을 사용하다 보면 50~60대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세분화되고 차별화된 서비스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고거래 앱은 앞서 소개한 ‘당근마켓’이다. 2015년 판교 직장인을 대상으로 중고 직거래를 중개하는 ‘판교장터’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현재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뜻의 당근마켓으로 이름을 바꾼 후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근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거주 지역 기준 반경 6km 이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역 기반이라는 신뢰성 덕분에, 지난 1년간 이용자가 3배가량 늘었다. 이용자 1인당 월평균 24회, 하루 20분씩 사용하고 총 다운로드 횟수가 2천만 회를 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용자 관심사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에게 맞춤화된 콘텐츠를 추천하고, 취향이나 중고거래 플랫폼 관심사가 비슷한 이용자 게시글을 모아주는 등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고거래 중개 플랫폼 규모가 성장할수록 기존 중고거래 앱과 차별성을 지닌 독특한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있다. ‘마켓빌리지’는 ‘내가 긴급하게 필요한 것들의 대부분은 우리 이웃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발상에서 출발해, 거래 대상을 반경 1km 이내로 제한했다. 모든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 특정 물품만 전문으로 거래하도록 진화한 플랫폼도 있다. 유아·아동용품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해주는 ‘땡큐마켓’은 출시 후 지속해서 매출이 성장해 현재 95% 이상의 제품이 두 달 안에 판매되고 있다. 2019년 8월 설립된 스타트업 ‘세컨핸즈’는 AI 기술을 활용해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상품을 인식하고 매입가를 제안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외에도 명품 전문 중고거래 앱 ‘필웨이’와 ‘쿠돈’, 골프 장비들만 전문으로 거래하는 ‘골마켓’, 국내 대표 중고 악기 거래 사이트 ‘뮬’ 등, 세분화된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거래를 더 자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중고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는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중고거래의 장점들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성과 부합하기 때문이라 언급한다. 현재 소비자들은 자본주의 구조를 중고거래 플랫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남들과 차별화된 소비로 자아를 표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값싼 신상품이 아닌, 중고라도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로 보는 경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고’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성 추이는 2015년 45%에서 2018년 28%로 줄어들었고, 긍정적인 감성 추이는 55%에서 72%로 늘었다.

소비의 기준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중고거래 시장의 주요 성장 요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멜론·지니 등의 음원 서비스나 넷플릭스·왓차플레이 등의 콘텐츠 스트리밍에서 가구, 생필품, 주거공간 등 삶의 전반으로 확장된 것이 이를 잘 설명한다. 중고거래 자체가 ‘쓰다가 되판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볼 때, ‘소유’라는 개념보다 ‘빌려 중고거래 플랫폼 쓴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뜻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플랫폼이 간소화되면서 중고거래에 대한 진입장벽과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당근마켓은 어떤 연령대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를 없애고 메뉴를 단순화했다. 중고거래가 지닌 위험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는 플랫폼들의 노력도 중고시장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당근마켓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매너 온도’ 기능을 들 수 있다. 이 기능은 구매자가 판매자를 평가하는 일종의 에티켓 지수로, 좋은 평판을 많이 받을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판매자의 신뢰도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번개장터는 앱 내에서 제공하는 에스크로 기반의 안전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로 안전성을 높였다. 구매자가 결제한 금액을 보관하고 있다가 상품 전달이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땡큐마켓은 직접 중고상품을 매입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기존 개인 간 거래의 문제를 보완했다. 중고나라는 IT 기술자들을 영입해 사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사이버 캅’ 서비스를 선보였다.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중고거래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제품의 대량 양산과 일회용 쓰레기 등으로 환경 파괴가 가속화되는 지금,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사소한 것이라도 실천에 옮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리세일 플랫폼 중 하나인 스레드업은 10년 이내에 패스트 패션을 구매하는 사람보다 세컨드핸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의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2033년에는 중고제품이 개인 옷장의 3분의 1을 채우리라 예측했다. 당근마켓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불필요한 택배 박스나 포장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장점 중 하나로 꼽는다. 외식 브랜드 CNP컴퍼니는 편의점 브랜드 오프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지원하는 ‘나이스웨더’를 입점해, 거래 수수료 중 일부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환경단체에 기부하는 등 중고거래와 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신상보다 비싼 중고

경제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젊은 나이에도 주식 등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은 중고 거래를 재테크로 이용하기도 한다. 희소 제품을 구매한 후, 중고거래 시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명품 브랜드 샤넬이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백화점 앞에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리셀 재테크를 노린 것으로, 실제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의 가격은 5월 기준 715만 원이었는데, 3개월 뒤 중고나라에서 동일 제품이 860~900만 원에 거래되었다. 번개장터에서는 스니커즈 품목 거래액이 2020년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7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리셀이 그만큼 보편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신발 리셀 시장이 커지며 기업들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최근 한정판 운동화 거래 플랫폼 ‘크림’, 무신사는 ‘솔드아웃’을 출시했다. 오션블루는 ‘엑스엑스블루’를 론칭하며 ‘드롭존’이라는 중개장터를 열었는데, 엑스엑스블루에 올린 매물을 드롭존에 방문해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롯데쇼핑은 국내 최초의 한정 스니커즈 리셀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공동사업을 개시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는 아웃오브스탁 매장이 들어서 있다.

대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새 물건이 아닌 중고품에서도 제품의 가치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신상품을 팔아야 하는 기업들 역시 발맞춰 변하고 있다. 2019년 4월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는 파리의 한 스타트업과 협력해 세컨드핸드 유통플랫폼 ‘르 둣 드레싱’을 론칭했다. 기존의 세컨드핸드 의류 재판매 사이트와 달리, 이용자 간 물물교환이 백화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백화점에서 거래를 성사한 판매자에게는 백화점 매장이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는데, 이런 보너스가 다시 백화점으로 돌아오고 거래를 위해선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백화점에 방문하게 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명품 브랜드와 중고거래 플랫폼이 협업하는 사례 또한 늘고 있다. 유명 의류 회사 스텔라맥카트니는 중고 럭셔리 판매업체 ‘더 리얼리얼’에 자사 상품을 파는 소비자에게 스텔라맥카트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제공한다. 한때 자사 브랜드의 고객에게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상품권을 통한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다. 이케아 코리아에서는 최근 바이백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고객이 사용하던 이케아 가구를 이케아에 되팔면 이케아가 수선해 다른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재판매한다. 저렴한 제품을 써서 한철 쓰고 버리는 SPA식 제품 소비에 거부감을 느끼는 현재 고객들을 고려한 변화이다. 지난해 7월 광명점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 이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좋자, 11월부터 전 매장으로 확대하였다.

중고마켓은 더 이상 낡고 오래된 2등 물건의 집합소가 아니다. 그러나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하고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개인 간 거래가 대부분인 중고시장의 특성상 사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사이버 사기 발생 건수는 13만 6,074건으로 2018년 대비 21.5% 증가했다. 정부의 정책과 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업계 자체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안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용한, 환경과 경제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중고거래는 2021년을 설명하는 훌륭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당근 마켓, 새로 떠오르는 중고 거래

‘중고’는 “이미 사용하였거나 오래됨. 좀 오래되거나 낡은 물건”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고는 과거 남이 쓰던 것을 물려 쓰는 것, 새 제품을 살 수 없을 때 고려하는 차선책이라는 인식이 강해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평을 받았다. 이렇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중고’가 요즘에는 똑똑하고 합리적인 소비의 기준이 되었다. 중고에 대한 인식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중고 직거래 플랫폼인 ‘당근 마켓’이다. ‘당근 마켓’은 ‘당신 근처의 당근 마켓’이라는 의미의 동네 기반 커뮤니티 겸 중고 직거래 플랫폼이다. ‘당근 마켓’ 이전에 중고 거래 플랫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의 시초에는 ‘중고나라’가 있었고 네이버나 다음 카페 그리고 직장인·맘 커뮤니티 등이 있었다. ‘당근 마켓’은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의 개척자가 아니다. 원래 존재하던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의 단점인 낮은 신뢰도와 안정성을 보완해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과 중고 거래에 판도를 뒤집은 새 시대의 아이콘이다. 사람들의 중고 거래에 대한 인식에 많은 영향을 준 ‘당근 마켓’과 함께 합리적인 소비의 기준이 된 중고 거래를 소개한다.

과거 중고는 구매를 꺼리는 제품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중고 거래 플랫폼인 번개 장터와 중고 직거래 플랫폼인 당근 마켓이 생기며 중고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중고 시장의 인식이 변화하게 된 건 플랫폼에서 사용자의 높은 신뢰도를 보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번개 장터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개인 정보를 철저하게 확인하여 앱 이용을 승낙한다. 앱 이용을 승낙한 후에도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사기나 불신을 방지하기 위해 ‘번개 페이’라는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번개 페이’란, 번개 장터의 이용자가 판매자의 제품을 구매했을 때, 제품이 구매자의 집으로 안전하게 배송될 때까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돈을 보호해주는 제도이다. 이렇게 중고 거래 시장에 ‘안정성’이 부여되며 중고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가 생기기 시작했다.

■ 중고 시장의 주 이용자 연령층과 유행

중고 거래를 주로 이용하는 연령층은 ‘MZ세대(MZ generation)’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중고 거래에 거리낌이 없다. 그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과 중고 직거래 플랫폼을 이용하여 중고를 사고, 팔며, 중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들에게 중고 거래는 합리적인 소비의 기준이자, 용돈 벌이의 수단이며 새로운 재테크이기도 하다.

2020년 4월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 인덱스는 ‘중고 거래 앱 시장 분석 리포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고 거래 앱 ‘당근 마켓’의 일일 사용자 수는 약 156만 명으로 쇼핑 앱에서 최대 이용자 수를 보유한 ‘쿠팡’ 이외의 다른 대형 쇼핑몰을 모두 제쳤다. 주목해야 할 점은‘당근 마켓’은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쇼핑 앱 5개 중 유일한 중고 중고거래 플랫폼 직거래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중고 시장의 이용자 수가 늘어나게 된 데에는

중고 재테크의 영향도 있다. 중고 시장이 점점 활성화되며 중고 거래가 새로운 재테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하기 힘든 한정판 제품을 완성형 제품 시장에서 구매한 뒤, 한정판 제품의 시세가 오르기 시작하면 중고 거래 앱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것이다. 한정판 외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라는 의미를 지닌 일명‘덕질 용품’ 웃돈 거래도 활발하다. 이렇게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 제품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를 ‘리셀(resale)’이라고 한다. 리셀은 중고 거래 앱 이용자층에서 새로운 재테크로 주목받고 있다.

‘당근 마켓’은 “올해 이용자들이 이웃과 총 1억 2천만 번 연결됐으며, ‘당근 마켓’에서 중고거래 플랫폼 이뤄진 중고 거래가 나무 2천770만 그루를 심은 효과를 냈다.”라고 작년 12월말에 밝힌 바 있다. 중고 거래가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중고 거래량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에는 MZ세대의 관심사인 환경도 있었다. MZ세대는 환경에도 관심을 가진다. ‘휘소가치’라는 신조어가 있다. ‘휘소가치’란,“‘휘두를 휘(揮)’와 ‘희소가치’의 합성어로 다른 사람에게는 휘발 적이고 무의미한 소비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는 가치가 있는 것에 투자하는 비용”을 말하는 용어이다. ‘휘소가치’는 친환경 제품이나 착한 가게 혹은 쇼핑몰의 가치를 보고 소비를 하는 MZ세대를 표현하는 신조어다. 여러 기업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그들을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매일 유업’에 일부 품목에 함께 나오는 일회용 빨대를 없애 달라고 요구한 ‘빨대 반납 운동’으로 빨대 없는 우유를 출시한 것이 예시 중 하나이다. 이처럼 환경을 위해 직접 친환경적인 소비를 실천하는 그들에게 중고 거래는 환경도 보호하면서 용돈 벌이도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소비의 기준이다.

하지만 중고 거래에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정판 제품을 사서 시세를 보고 웃돈을 얹어 되파는 ‘리셀(resale)’의 유행을 이용하여 짝퉁을 구매해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런 문제로 구매를 꺼리는 이용자를 위해 ‘한정판 신발 거래 플랫폼’인 ‘프로그(frog)’는 정품 여부를 검사해주는 제도를 만들어 냈다. ‘당근 마켓’에서도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정품과 짝퉁을 걸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건 이외에도 공연이나 운동 경기 티켓에 프리미엄을 얹어 되파는 사람들도 생겼다. 이 경우는 가짜 명품을 파는 행위와는 다르게 아직 플랫폼에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그래서 암표상을 근절하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고 거래 앱에서 판매자

와 구매자 간의 신뢰도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제공하여도 사기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은“2019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의 사기 발생 건수는 13만 6,074건으로 2018년 대비 21.5%나 늘었다.”라고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신뢰도와 안정성을 위한 중고 거래 앱의 노력으로 발전한 중고 거래량만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의 사기도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탈세의 위험도 있다. 전자상거래법은 “6개월 동안 거래 횟수가 20회 이상이며 거래액이 1,200만 원 이상인 경우, 판매자는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라고 명시한다. 하지만 이런 거래는 비공개 블로그나 SNS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할 수 없다.중고거래 플랫폼

중고에 대한 소비자의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중고 시장에 친환경적인 소비와 합리적인 소비 그리고 중고 재테크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더 이상 중고는 새 상품을 살 수 없을 때 구매를 고려해야 하는 차선책이 아니다. 중고를 잘 이용하면 환경을 아끼며 짭짤한 용돈 벌이도 할 수 있다. 과거 우리의 물건들은 사용한 후 버리기에는 아깝고 다시 쓰기에는 질려 애물단지가 됐었다. 이제는 사용해 보고 싶었던 물건을 제값에 주고 사서 이용하고 중고거래 플랫폼 난 후, 어느 정도 가격을 깎은 후 되팔아 돈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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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중고거래 일상 되면서 소비자 불만도 함께 일상 됐다

입력 : 2021-09-13 19:26:49 수정 : 2021-09-14 19:13:24 수정 : 2021-09-14 19:13:24 게재 : 2021-09-13 19:26:49-->

1990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해 스마트 폰에 익숙한 이른바 ‘Z세대’의 중고 거래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입금 후 제품을 받지 못하거나, 가품을 양도하는 등 피해 상담 건수도 늘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0·20대 커뮤니티 내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2020년 1분기 이후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Z세대의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언급량은 2018년 1183건에서 지난해 2946건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이란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번장) 등을 말한다.

젊은 층에 중고거래 플랫폼 인기

한정판 중고 운동화 웃돈 구매도

계약불이행 등 불만도 늘어나

한국소비자원 “모니터링 강화”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는 Z세대를 필두로한 젊은층이다. 미디어 정보 분석 기업 닐슨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1월까지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가운데 10·20대 사용자가 2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가 27.7%, 40대가 23.4%, 50대 이상이 21.4%순 이었다.

최근 한정판 운동화를 웃돈을 주고 중고로 구매하는 ‘리셀테크’도 새로운 Z세대의 트렌드로 등장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 내 리셀테크 관련해 소셜데이터 언급량은 2018년 1만 5247건에서 지난해 2만 1802건으로 43.0% 증가했고, 지난해 처음 중고 플랫폼 관련 언급 순위에 한정판 신발 리셀 전용 플랫폼인 ‘크림’(12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Z세대 활동이 늘면서 각종 사고도 끊이기 않는다.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소비자 상담은 2018년 263건에서 지난해 367건으로 늘었다. 특히 계좌이체로 먼저 입금한 후 물건을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가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계약불이행 관련 불만이 206건(21.8%)로 가장 많았고, 품질·AS 관련(179건, 18.9%), 청약철회(169건, 17.8%)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 거래 플랫폼을 자주 이용하는 Z세대 이 모(24) 씨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많이 등장하면서 비교적 돈이 없는 10대나 20대가 물건을 살 때부터 다시 되팔 생각으로 포장 박스를 모아두거나 제품을 조심히 쓰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거래과정에서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당초 설명했던 것과 다른 상태의 물건이 오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10대·20대 커뮤니티 내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언급량 분석에서도 중고거래 피해는 뚜렷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이들 커뮤니티 내 가장 중고거래 플랫폼 많이 언급된 관련 키워드는 마켓, 당근, 번개, 사기 순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판매자가 계좌번호를 제시하며 입금을 하라고 하고 입금이 확인되면 바로 플랫폼을 탈퇴해버리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사기가 많다고 전했다.

리셀 플랫폼 관련 중고거래 플랫폼 상담건수도 2018년 0건에서 지난해 27건으로 늘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리셀 전용 플랫폼은 판매자로부터 제품을 수령해 정품 여부 및 품질에 대한 검수를 진행하는데, 검수 기준 및 가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 관련 상담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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